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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 [이주의 삶] 엄마, 아빠! 함께살고 싶어요.
작성자 : 관리자 작성일 : 2007-02-24 오후 1:03:35 조회수 : 6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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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년 8월 말경 찾아온 태국인 부부는 이전에 임금체불건 등으로 센터와 인연이 있었다. 부인 앙(가명)씨는 최근 남편과의 사이에서 아이를 나았고 생후 7개월이 되었다고 했다. 이 아이를 보기 위해 본국에서 친할머니와 외할머니 두분이 모두 오셨단다.

 

축하의 말이 끝나기도 전에 앙씨는 어른들이 본국으로 가실때 아이를 데려가신다고 하니 공항에 함께가서 수속을 도와 달라는 것이었다. 처음 접해보는 상담사례라서 난감하여 주위의 도움 말을 청해듣고서야 인천공항으로 향했다.
 
인천공항내의 출입국사무소에서는 병원에서 준 출생증명서를 요구하더니 출입국에는 출생신고가 아직 안되어 있어 벌금(10만원)을 내야 한다고 했다. 벌금을 낸 영수증과 태국대사관에서 받은 아가의 여권 등을 제출하니 비교적 쉽게 출국 처리가 되었다. 친할머니가 데려갔기때문에 수월했다는 걸 그때는 잘 알지 못했다.
 
이후 12월말에도 앙씨에서 소개를 받았다며 태국인 부인이 아이를 데리고 왔다. 역시 출국 수속을 도와 달라는 것이었다. 이번에는 이주노동을 끝내고 본국으로 들어가는 친구가 있어 데려간다고 했다.
 
사실 아이를 출국시켜주는 일은 한 번 해보았을뿐이지만 맘이 너무 아파서 다시는 하고 싶지 않았다. 하지만 부부가 모두 한국에서 일해야 하니 아이를 키울 수 없다며 꼭 좀 도와달라고 하여 거절하지 못하고 이번에도 함께 가 주었다.
 
헌데, 이번엔 지난번보다 복잡하고 까다로웠다. 왜냐하면 직계가족 관계가 아니라서 친부모로부터의 위임이 필요했다. 잘 몰랐다고 사정해보았지만 위임장없이 출국한다는 것은 어림도 없었다. 아기가 유괴당하는 것인지 어떻게 알 수 있냐는 출입국직원의 말에도 일리가 있었다. 어쩔줄 몰라하다 비행기시간이 다 되어가 다급하게 다른 방법을 찾아 달라고 부탁했더니, 혹시 부모가 함께왔다면 여기서 직접 위임장을 쓰라고 했다.
 
미등록 자로서 출입국사무실에 들어오는 것에 대해 단속의 위험이 없다는 다짐을 다시 한 번 받은 후에야 부인을 데리고 가서 위임장을 작성했다.  다행히 아기는 친구의 품에 안겨 출국할 수 있었는데, 그 당시 아기는 생후 6개월 밖에 안된 상태였다.
 
이후 부인은 두어번 센터에 전화를 걸어 아가의 소식을 전해주곤 했다. 태국에서 조그마한 가게를 하시는 친정 아버지를 따라 줄곧 가게에 가서 노는데 아주 건강하게 잘 있단다.
 
이주노동자 부부들이 아이를 본국에 보내는 문제로 이후에도 몇차례 전화가 왔다. 수속을 도와준 이야기를 들었기 때문일 것이다. 하지만 지금도 실무자로서 아기를 출국시키는 일에 도움을 계속 줘야하는지 확신이 서지 않는다.  그러던 중 한 베트남 부부에게 아기를 출국시키기 위해 150만원이 들었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아마 브로커를 통했던 것 같다.


이런 문제를 어떻게 봐야할지 정말 안타깝다. 가까운 안산의 이주노동자지원센터인 "갈릴래아"는 오래전부터 필리핀 공동체를 대상으로 '아가방'을 운영하며 맞벌이 이주노동자 부부의 어려움을 덜어주고 있는 걸로 알고 있다. 하지만 턱없이 부족할 것이다. 
 
아직은 본 센터에서도 아가들에 대한 대책을 마련하지는 못하고 있어 안타깝기만 한데, 한국에서 태어난 이들은 '속인주의'를 따르는 정책뿐만아니라 미등록이주노동자를 부모로 두었기에 국적은 커녕 출생신고조차 하기 어려운 실정이다.
 
지난해말 법무부에서는 자녀가 초등학교에 등록이 허가된 부모를 대상으로 일정기간동안 체류를 허가하는 정책을 발표했었다. 물론 이와같은 합법화 조치를 통해 부분적이나마 얼마간의 부모와 아동들이 구제되었다고 할 수 있겠으나 근본적인 대책은 되지 못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따라서 노동 현장에서 묵묵히 큰 몫을 해내고 있는 여성외국인노동자를 위해 체류 문제와 함께 임신, 출산, 육아 전반에 대한 종합적인 지원 대책이 마련되어야 할 것이다.
 
태어나서 얼마나 되었다고 엄마 품을 떠나 비행기를 타야 하는 우리 이주노동자 부부의 아가들, 엄마품에서 조그마한 손을 떼어놓아야 하는 두려움!

한편, 아기를 보내기 위해 전전긍긍하며 큰 돈을 지불하는 것도 마다 않는 이주노동자 부부의 처절함!

이러한 현실이 오늘날 국내 이주노동현장의 모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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