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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노]여수 출입국사무소 불 외국인체류자 9명 참변, 창살 갇힌 ‘코리안드림’ 비상구는 없었다

2007.02.11 조회 239

창살 갇힌 ‘코리안드림’ 비상구는 없었다
여수 출입국사무소 불 외국인체류자 9명 참변
첨단 감금시설 불구 화재 경보기도 작동안해
“화재직전 CCTV 가려져” 방화 가능성 수사
한겨레 안관옥 기자 정대하 기자 이재명 기자
» 11일 새벽 불이 나 9명의 외국인이 숨진 전남 여수시 화장동 법부무 여수출입국관리사무소 외국인 보호소에서 경찰이 현장감식을 하고 있다. 여수/연합뉴스
쇠창살 뒤에 대피로는 없었다. 외국인·노숙자·장애인 등 사회적 소수자를 수용하는 시설에서 어처구니없는 화재 참사가 잇따르고 있다. 수용자를 가둔 뒤, 이들의 복지나 사고 가능성엔 관심을 두지 않은 채 허술하게 방치하기 때문이다.

특히 11일 여수출입국관리사무소에서 난 불로 외국인 불법체류자 9명이 숨진 사고는 국가가 관리하는, 건축한 지 2년밖에 되지 않은 현대식 수용시설에서 일어났다는 점에서 충격을 더해준다. 이 시설은 이중 쇠창살과 감시 카메라 등 감금시설은 첨단으로 갖췄으나, 화재 경보기가 작동하지 않았고 살수기(스프링클러)는 설치되지도 않는 등 소방시설은 허술해 화를 키웠다.

이날 새벽 3시55분께 전남 여수시 화장동 법부무 여수출입국관리사무소 3층 외국인 수용시설에서 불이 나 엘친(47·우즈베키스탄)과 진성난(51·중국) 등 외국인 9명이 숨지고 18명이 다쳤다. 불이 났을 때 건물 3층에 남자 51명, 4층에 여자 4명 등 모두 55명이 이중 쇠창살로 막힌 보호방에 갇혀, 밖에서 열어주지 않으면 대피할 수 없는 상황이었다.

불이 나자 3층에 근무하던 직원들이 소화기로 불을 끄려했으나 쇠창살 때문에 현장에 접근하지 못하자 2층에 둔 열쇠를 찾아 다시 올라갔지만 불길과 연기가 번져 초기 진화와 인명 구조에 실패했다. 결국 보호방 6곳 가운데 5곳의 문이 열린 시각은 소방대원이 도착한 4시9분 이후였다. 1초가 소중하다는 화재 진압의 초기, 무려 15분을 허비하는 사이 연기에 질식한 외국인들은 머나먼 이국땅에서 하나둘 쓰러져 갔다.

대피보다는 불을 먼저 끄려고 한 직원들의 초기 대처도 문제점으로 지적된다. 당시 근무자는 9명이었으나 외부에 4명, 내부에 5명이 배치됐고, 내부 근무자 가운데 2명은 자고 있었다.

화재 원인을 수사 중인 전남 여수경찰서 김장완 서장은 “불이 나기 직전 수용자 한 명이 화장지에 물을 묻혀 폐쇄회로 텔레비전 카메라를 가렸다”며 “이 수용자는 숨졌으나 현장 감식과 주변 진술을 바탕으로 방화했을 가능성을 캐고 있다”고 말했다.

앞서 지난해 12월10일 새벽 광주시 남구 송하동 노숙자·장애인 수용시설인 새희망복지원 2층에서도 화재로 4명이 숨지고, 3명이 다쳤다. 당시 화재도 퇴소 요구에 불만을 품은 40대 수용자가 냈으나, 건물 안에 살수기나 소화장비 등이 전혀 갖춰지지 않은데다 방문들이 밖으로 잠긴 탓에 대형 사고로 이어졌다.

쇠창살이나 감금장치 탓에 일어난 참사는 2006년 12월 광주 남구 송하동 ㅅ복지원 노숙자 4명 사망, 2002년 12월 충남 서천의 ㄱ복지원 장애노인 10명 사망, 2001년 5월 경기 광주 ㅇ기숙학원 원생 8명 사망, 2000년 11월 서울 중곡2동 ㄱ신경정신과 환자 8명 사망, 같은해 9월 전북 군산 대명동 주점가 화재 여성 5명 사망 등이 있다.